컨퍼런스
지난 9월9일 센터는 아시아<네팔, 대만, 일본, 태국, 한국> 활동가들이 모여서 성소수자의 노후 준비 어떻게 하고 있나? 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었습니다.
각각의 발표자들 마다 그 나라의 현실들을 잘 이야기 해 주셨고, 너무도 주옥같은 이야기들을 펼쳐 주셨기 때문에 간략하게 소개 하는 것이 어렵지만 그래도 간략하게 대만, 태국, 네팔, 일본, 한국의 이야기들을 들려드려 볼게요. 컨퍼런스 현장 만큼 감동을 전해 드리진 못하겠지만 글로나마 전해 봅니다.
한국에서 성소수자로 나이들어 간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잘 나이들어 간다는 의미와 교훈 그리고 함께 연대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상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100명이 넘는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함께 해 주신 의미도 저희가 이 컨퍼런스를 준비한 마음과 같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끝까지 참여해서 경청해 주시고 질의응답도 함께 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며 발표해 주신 발표자분들도 20분의 시간을 훨씬 초과해서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런 자리를 만들수 있게 지원해준 독일 재단 Heinrich Böll Stiftung 감사드립니다.
센터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나눈 지식들을 잘 공유하고 잘 연결해서 함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어 나가겠습니다.
1998년에 설립된 대만 최초, 최대의 NGO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Chiwei Cheng 님은 현재 47살이며 긴 세월동안 핫라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핫라인에서는 여러 상담을 제공하고 커뮤니티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러가지 인권운동을 진행합니다. 2016년 부터는 동성결혼 운동도 함께 했습니다. 핫라인의 주요 사업은 전화 상담과 교육사업입니다. 대만은 2004년에 양성평등법과 교육법을 통과 시켰으며 이 법의 통과는 대만의 LGBTQ 관련해서 운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고무적인 사건이라고 합니다. 학교에서 교사를 대상으로 LGBT 관련된, HIV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 교육을 진행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 성평등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노후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대만은 2000년에 고령화가 시작되었고 2005년에 Tongzh iHotline 에서는 고령 그룹이 형성되었습니다. 생성목적은 우리 모두 나이를 먹기 때문이고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핫라인의 봉사자들이 20-50대 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연령대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려웠고, 60대 이상의 사람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 구술사 프로젝트를 실시 하였습니다. 구술사 프로젝트를 통해 <노인 무지개 버스> 라는 책과 <할머니의 여자친구> 라는 책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의사나 조력사(안락사)의 합법화에 대한 여론조사와 LGBTQ 노화문제에 대한 설문조사 보고서도 발간하였습니다.
대만에서는 장기요양에 대한 관심도 많습니다. 대부분의 LGBTQ 공동체원 같은 경우 장기요양 시스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고, 또 LGBTQ 공동체원들에게 나이들어 어떤 삶을 살게 될 것 같으냐 이야기를 시작하면, 친구나 베스트프렌드와 함께 살겠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베프라고 소위 하는 그 친구 기저귀 갈아줄 수 있겠어요?"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하는데요. 대부분이 기저귀는 못 갈겠다고 이야기를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노령을 생각했을 때 이분들은 건강한 삶밖에 생각 못 한단 말이지요.
그래서 타이페이시와 함께 보고서를 발간하고, 시 정부와 함께 연세가 있으신 분들 또한 LGBTQ 이슈에 대해서 더 많이 알 수 있도록 하자는 논의를 하였습니다. 그 후 노인센터에서 노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사회복지사와 장기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도 사회교육을 하는 등 여러가지 교육을 하면서 이러한 센터들이 LGBTQ 공동체들에게 친화적인 곳이라는 것이 보여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발표
태국 : 침묵의 목소리 : 태국의 트랜스젠더 노년
Hua Boonyapisomparn | Astraea Lesbian Foundation for Justice 파트너십 매니저
Hua님은 태국의 트랜스젠더 노년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후아님은 트랜스 얼라이언스, 시스터 파운데이션, 아시아태평양트랜스젠더 네트워크 등 다양한 트랜스 젠더 기관과 협력하여 활동하시는 분입니다. 또한 트랜스 여성뿐만이 아니라 성노동자들을 위해서도 많은 이슈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으시다고 합니다.
태국의 공공보건수치로 트랜스젠더 인구수는 31만 4800명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실제 인구수는 이보다 많습니다. 태국은 LGBT 노년에 대해서 정보와 펀딩이 매우 제한되어 있고, 프로그램 안에서도 노년에는 많은 지원을 하지 않습니다. 태국에서는 성확정수술을 정부에서 지원해 주지 않기 때문에 수술을 하기에는 많은 부담감이 있습니다. 또한 노년의 성소수자, 트랜스젠더들이 성확정수술을 하지 않은 이유는 이러한 정보에 대해서 접근조차 못하고 있기때문입니다. 그들에게는 '내가 이것을 할 수 있구나'라는 인식 조차 없습니다. 그리고 의료인들에게 LGBT 성소수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심지어 트랜스젠더들이 의료인에게 갈 때는 어쩌면 약간 교육 하는 입장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년의 트랜스젠더들에게 정보제공은 매우 중요합니다.
2019년에 LGBTQ 공동체 조사를 한 결과 86%의 트랜스 여성이 LGBT는 나중에 혼자 늙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 응답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인식은 누구에게도 있어서도 안 됩니다.
트랜스젠더 노후에 대해서 우울한 이야기만 들려 드렸는데, 좀 다른 이야기를 드리자면 그들은 아직 살아있고,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고, 또 그 자리에서우리의 이야기들을 할 수 있다면 정말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트랜스젠더는 특수한 니즈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니즈가 지금까지 다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먼저 트랜스 노년의 가시성을 더욱 더 많이 확보를 해야 합니다. 정부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라면 스스로 트랜스젠더에 대해 결정할 수 없습니다. 트랜스젠더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들은 그들의 축적된 지혜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팔에서 LGBTQ 공동체의 고령인 분들과 어떠한 업무 협력을 어떻게 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네팔에서 LGBTQ 노인들의 상황은 특히 주택관련해서 여러가지 취약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모지에 사시거나 임대주택에 혼자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민권을 가지지 못하신 사람들도 많습니다. 또한 종교문제 있어서 많은 차별대우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때문에 차별을 받고 사회적 보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06년에 관련된 법이 통과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바이너리 분들은 차별을 받습니다. 앞의 연사분의 발표처럼 LGBTQ 이슈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분들이 많고요. 병원의 접근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고령인들 같은 경우에는 불안과 우울 등의 정신건강이슈가 굉장히 많습니다. 또한 은행계좌조차 같지 못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LGBTQI 내에서도 인터섹스(간성)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분도 많고요. 네팔에는 지역 방언을 사용하시기에 언어적 장벽이라는 이슈가 있어 의사 소통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문해력이 부족하여 연세있으신분들은 어플리케이션이라던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의료관련 정보 특히 정신건강관련해서 정보를 제공해 드렸고 상담등의 연계활동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네팔에서는 LGBTQ 관련해서 이런 운동의 뜻을 이야기 할 때 젊은이들한테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만 노인들의 이슈가 조명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죠.
(그리고 이어서 네팔 6개주를 대상으로 100명에게 조사한 내용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네팔 6개주를 대상으로 100명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이 결과 중앙 정부를 대상으로 해서 저희 공동체 친화적인 인프라와 공간,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나왔고요. 여러 가지 서비스가 지원되어야 하겠다는 권고 사항이 나왔습니다. 또한 LGBTI 노인 분들이 가지고 있는 니즈를 즉각적으로 제공을 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정부가 제공하는 여러 프로그램들은 LGBT 공동체에 닿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노인 분들, 저희 공동체 내에 있는 노인 분들이 어떻게 노년을 살아갈지 또 고민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젊은이들도 우리의 노인을 돌봐야 할 어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왜냐하면 저희의 공동체 내에 있는 노인 분들이 우리의 권리를 위해서 싸워주신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저희의 책임을 다하고 또 그분들을 돌볼 수 있는 노력이 있어야겠습니다.
네번째 발표
일본 : 현재 일본의 성소수자 노년의 상황과 Purple-Hands의 활동
NAGAYASU, Shibun | Purple-Hands 사무국장
제 이름은 시분 나가야스 라고 하고 일본에서 왔습니다. 제 나이는 57세이고 게이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작가이고 행정공증인이고 동시에 퍼플핸즈 상임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보시면 게이 인생 여정에 대해서 쓴 책들인데요.동성 커플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고요. 그리고 또 저는 행정공증인으로서 동성커플 및 트랜스젠더 커플들을 위한 공식적인 계약서와 유서 작성을 돕기도 하고 있습니다.
1985년 처음으로 에이즈가 일본에도 나타나게 되면서 게이 커뮤니티의 가시성도 생겼습니다. 1990년대에 여성 매거진에 실린 게이 특집을 발단으로 게이붐이 일어나며 운동이 생겨나게 되었고, 일본에서 인권 운동이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청년 그룹에 참여하면서 게이로서의 프라이드를 높이며 게이 남성으로서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했고 어머님께도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30년이 흘렀습니다. 당시에 청년이었던 성소수자들이 나이가 들었습니다. 저도 이제 말씀드렸던 대로 57세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보다 윗 세대 같은 경우는 모두 30살쯤에 결혼해서 이성의 가족을 꾸리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시에 젊은 세대였던 저희 세대 같은 경우는 노인 성소수자 롤모델이 부재했습니다. 일본은 동성혼제도가 없고 파트너와의 동거도 불안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서 파트너를 못만날 수 도 있고 파트너가 사별할 경우 집이나 모아두었던 돈을 파트너의 친적들에게 빼앗기기도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노년까지 외롭게 혼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미 젊은 시절부터 나는 고립된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일부 게이 남성들은 HIV로 살아가고 요양원에서 이들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성별을 인생 중반에 바꾸기도 하고요. 어떤 사람들은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서 정신적 건강을 헤치기도 합니다. 도움을 요청할 친구가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많은 성소수자들이 노후에 대해서 걱정을 합니다.
이제 퍼플핸즈의 활동을 소개하겠는데요. 노인, 성소수자, 생애설계 스터디그룹은 2010년에 만들어졌고 2013년에 비영리 단체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비영리단체로서 노후를 같이 고민하고 사람들간의 연결을 도와주며 중장년층 성소수자를 위한 다양한 모임을 주최하고 있습니다.또한 노년 생애 설계 및 동성 커플을 위한 신뢰할 만한 정보센터로서 강의, 상담, 또 노인과 관련된 기관의 방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성소수자 노인과 복지 분야에서 사회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돈, 재산, 동성커플에 대한 법적 보호 노인을 위한 사회적 복지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저는 항상 하는 말이 있는데요. 사람들한테 노년이 불안하면 지식 백신을 맞으라고 이야기 하곤 합니다.어떤 경우는 줌을 통해서 이런 모임을 갖는 경우도 있고 뿐만 아니라 고양이를 사랑하는 모임을 갖기도 하고 부모를 부양하는 사람들 모임, 또는 자신의 동성파트너를 잃은 사람들을 위한 모임을 주최하고 있습니다.굉장히 많은 게이바, 게이 행사가 도쿄에 유명한 신주쿠에 있는데요. 그곳에서 주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는 사실 섹스이기 때문에 좀 진지하게 생애를 둘러싼 이야기를 나누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다 보니까 우리 같은, 퍼플핸즈 같은 공간을 발견해서 반갑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아쉬운 건 여성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건데요. 그런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LGBT는 연령과 상관없이 고독의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지방 같은 경우에는 친구를 만나기가 어렵고 또 친구를 만난다고 해도 안정적 친구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고독, 고립, 자살 문제는 일본 사회가 안고 있는 주요 문제이기도 합니다. 올해 일본은 고독과 고립 관련 정책 촉진법을 영국 사례를 참조해서 만든 바 있습니다. 독거노인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그런 사실도 즉 혼자, 독거 생활을 하는 독거 노인의 삶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성소수자도 포함 되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노인 성소수자에 대해서 정보 및 기타 지지 단체들은 별로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해가 부족한데요. 그러다 보니 우리는 성소수자로서, 노인 성소수자로서 분명하게, 크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성소수자 나이듦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는 성소수자 나이듦에 대한 맥락이 필요할 것 같아요. 한국에서 성소수자 운동이 시작된 건 90년대 초반입니다.그 전까지인 70년대, 80년대에는 남자들끼리 있는 것을 희화화 하고 빈정거리는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80년대 초반에 에이즈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에이즈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93년이 되어서야 성소수자 인권활동이라는 것에 대해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만들고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때부터 시작한 활동이 98년쯤 되면서 본격적으로 성소수자 운동으로 좀 더 빛을 발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PC 통신. 인터넷 전에 인터넷 비슷한 연결을 했던 것이 PC 통신이라고 하고요. 인터넷이 생기고 다음을 기반으로 온라인 카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사람들이 거기를 통해서 굉장히 많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93년에 운동이 생기고 2008년까지 시간이 가면서 97년, 98년에 동성애를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으로 지정한 것으로 담긴 청소년 보호법이 생기게 됩니다. 2000년대 초반 이전까지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모두가 다 어울려 있었다면 저 시간을 지나면서 성소수자, 게이, 레즈비언 이렇게 이야기가 나오는 웹사이트들은 청소년을 받으면 안 된다. 청소년은 그런 나쁜 것으로 부터 보호 받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접속할 수 없다고 이야기가 되었고, 법적으로 굉장히 문제가 되기 시작하면서 청소년 성소수자의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과 별개로 점점 청소년 커뮤니티와 크게 나뉘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나뉘어지면서 청소년들과 성인이 서로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간극이 벌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센터에서는 2007년부터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었습니다. 여성 성소수자들, 혹은 트랜스 남성들. 사회에서 여성으로 패싱되었던 청소년 그룹들이 신촌공원에 모여서 논다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어요. 그들이 10대였고. 신촌 공원에 가서 10대들을 대상으로 거리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10대와 50대 레즈비언이 함께 만나 노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했지만, 이미 사실 10대와 50대의 간극이 크기 때문에 서로 크게 재밌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인지 세대간의 연결은 세대간의 격차의 문제들로 그리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2020년이 되어 센터 활동가들이 40대, 50대가 되면서 진짜로 해보자. 이제 이건 미래에 대한 일이 아니야 나의 현재에 대한 일이고, 내가 나이 먹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나이듦에 대해 정말 진심으로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21년과23년에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를 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노후지원을 위한 중요한 정책선호도였습니다. 정책선호도에서 많이 나온 건 집이였어요. 주거 문제. 집만 있으면 될 텐데 우리나라는 부동산 문제가 심각하고 부동산에 따라서 삶이 좌지우지 되기 때문에 이것이 사람들이 걱정하는 정책입니다. 부동산이 안정화 되었으면 좋겠고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안정적인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우리들의 큰 고민이었습니다. 그리고 물어봤어요. 성소수자로서 노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 그랬더니 불안하다. 성소수자들의 노후는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의 노후보다 불안할 것이다. 불안하다고 많이 예상하고 있었어요. 불안의 이유는 네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나이의 나이듦을 상상하기 어렵다.”,” 나이 든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이용할 제도가 없다.“, 사회 인식에 대한 걱정도 많았어요. 한국 같은 경우는 차별금지법은 통과 안 되고 있고 동성결혼 이야기가 나왔지만 통과된 것도 아니고 트랜스젠더들이 성별정정 할 수 있지만 정확한 법이 있어서 변경되는 것도 아니고 이런 법적인 제도적인 것들이 미비하기 때문에 그것이 걱정되면서 그것이 없는 사회에서 사람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이고 혐오하는 사람들이 크게 가시화 되잖아요. 이런 분위기, 느낌을 갖게 되는 거예요, 한국에서. 또 그 와중에 트랜스젠더와 시스젠더 차이는 굉장히 커요. 트랜스젠더가 아닌 시스젠더들은 차별이 굉장히 큰 두려움입니다. 커밍아웃도 못하고 어디에다 이야기도 못하고 싱글인 줄 알고 이런 것들이 걱정이었다면 트랜스젠더들한테 실질적인 현실적인 두려움이 훨씬 컸어요. 병원에서 편안히 치료받을 수 없을까 봐. 였습니다.
그래서 그러면 성소수자들에게 뭐가 가장 필요하냐고 물었어요. 나이 들면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해요. 사람들이 점점 더 고립되고 옛날 같이 큰 사이트에서 다 같이 노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채팅 그룹, 소규모의 오픈채팅방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서로 알 수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게 돼서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나보다 나이 많은 세대들한테 나이듦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이런 걸 너무 배우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요.
한국은 커밍아웃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면 우리가 노후를 준비할 때 정말 10년, 20년 후가 되었을 때 감수성 있는 요양원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요양원에 들어갈 때 두려워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가졌던 것이 동성커플로서 법적인 것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궁금증이 컸고 현실적인 대응들을 찾고 싶어 했기 때문에 동성커플에 대한 가이드북을 만들었고 트랜스젠더들에게 병원 이용할 때 어떻게 해야 되는 거냐의 질문에서 시작되어 두 번째 책 의료가이드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 20대, 30대 초반들이 최근들어 가시화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고 결혼식 웨딩 세레머니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마침 최근에 퀴어 중에 웨딩 플래너 하시는 분이 생겨서 그분이 쓴 자료를 토대로 세번째 책 웨딩 실용 가이드북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의 성소수자가 잘 나이 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상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두려웠잖아요. 아무것도 없고 롤모델도 없고 뭘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렇다면 사실 우리가 만들어 가면 되는 거거든요. 한국의 성소수자로 나이 드는 건 백지입니다.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만드는 것이 옳은 것이고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 맞는 것이고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겁니다. 창조적인 생각을 가지고 이런 것도 해볼 수 있겠다 하는 것들을 같이 논의하고 해나가다 보면 고민했던 것이 아니라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노후를 만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걸 위해서는 보건 의료, 돌봄, 사회복지 종사자들에게 성소수자 이해, 감수성을 기르도록 굉장히 많이 교육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고요.여러분, 우리 걱정하지 말고 걱정할 때 다 같이 뭉쳐서 하나라도 더 만들어나가는 것을 같이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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